우리는 매력을 알기 때문이 아니라, 단점을 몰라서 상대에게 집착한다. 그러므로 짝사랑을 치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들을 조금 더 알면 된다. 상대를 알면 알수록 그들은 우리가 가진 문제의 해답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이처럼 상대를 알게 되면, 상대 역시 타인들과 다르지 않고 똑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깨닫고 만다. 타인의 온전한 모습을 확인하면 짝사랑의 열정은 사그라든다. 짝사랑을 향한 숭배가 살면서 자연스럽게 쌓이는 인식으로 파괴되는 것이다. 짝사랑이 잔인한 이유는 사랑받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사람에게 충족될 수 없는 희망을 품기 때문이다. 짝사랑은 우리를 해방시킬 정보가 부족한 탓에 계속해서 누군가를 믿도록 만들기에 잔인한 것이다. 직접적인 치료법이 없다면, 상상력을 동원해 치료법을 취해야 한다. 상대 역시 종내에는 짜증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알랭드보통, 사유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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